화제의 "어쩔수가없다 " 리뷰 ( 줄거리, 등장인물, 분석)

박찬욱 감독의 신작 영화 어쩔수가없다는 인간의 선택과 필연, 그리고 감정의 균열을 깊이 있게 파고드는 작품이다. 이병헌과 손예진이라는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두 배우의 만남은 공개 전부터 큰 화제를 모았으며, 박찬욱 특유의 미장센과 심리 묘사가 결합되어 또 하나의 강렬한 영화적 체험을 예고한다. 이 글에서는 영화의 전체 줄거리와 주요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작품을 정리해본다.
줄거리 정리 – 선택할 수 없었던 순간들
영화 어쩔수가없다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벌어지는 작은 선택이 어떻게 돌이킬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지는지를 차분하면서도 집요하게 따라간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중년의 남자 만수가 있다. 그는 한때 안정적인 직장과 가정을 꾸렸지만, 예상치 못한 구조조정으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다. 사회적으로 밀려났다는 감각과 가족을 부양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그를 점점 벼랑 끝으로 몰아넣는다.
만수는 재취업을 위해 고군분투하지만, 나이와 경력이라는 현실의 벽은 냉혹하다. 반복되는 면접 실패와 생활고는 그의 자존감을 무너뜨리고, 그는 점점 주변과 단절된 삶을 살게 된다. 그러던 중 우연히 과거와 깊이 연관된 인물과 재회하게 되고, 그 만남은 그가 애써 외면해 왔던 선택의 결과들을 다시 끌어올린다.
영화는 선과 악, 가해자와 피해자를 명확히 구분하지 않는다. 모든 인물은 저마다의 이유와 사정을 안고 있으며, “어쩔 수 없었다”는 말 뒤에 숨겨진 자기 합리화와 인간의 나약함이 반복적으로 드러난다. 서사는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며 전개되고, 관객은 만수가 어떤 선택을 해왔는지, 그리고 그 선택이 현재의 그를 어떻게 옥죄고 있는지를 하나씩 확인하게 된다.
후반부로 갈수록 만수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선택의 여지가 사라진 순간, 그는 스스로를 구하기 위해 또 다른 결단을 내리게 되고, 영화는 제목 그대로 ‘어쩔 수 없는’ 결말을 향해 천천히 그러나 단호하게 나아간다.
등장인물 정리 – 이병헌과 손예진의 대비되는 얼굴
이병헌이 연기한 만수는 이 영화의 핵심 인물로, 평범한 가장이자 동시에 과거의 선택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인물이다. 그는 선량해 보이지만 내면에는 불안과 분노, 그리고 책임 회피의 욕망이 공존한다. 이병헌은 대사보다 표정과 침묵을 통해 만수의 심리 변화를 표현하며, 무너져가는 중년 남성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손예진이 연기한 인물은 만수의 삶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여성으로 등장한다. 그녀는 만수의 과거를 알고 있는 인물이자, 현재의 선택을 흔드는 존재다. 손예진은 절제된 감정 연기를 통해 이 캐릭터를 단순한 조력자나 피해자가 아닌, 자신의 의지와 판단을 가진 주체적인 인물로 완성한다.
두 인물의 관계는 명확한 선악 구도가 아닌, 죄책감과 연민, 책임과 회피가 복잡하게 얽힌 구조를 이룬다. 이 외에도 회사 관계자, 가족, 과거의 인연 등 주변 인물들은 각자의 입장에서 “어쩔 수 없었다”는 말을 반복하며, 개인의 비극이 사회 구조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보여준다.
박찬욱 연출 분석 – 운명처럼 설계된 감정
박찬욱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과도한 설명을 배제하고, 이미지와 리듬을 통해 감정을 전달한다. 차갑고 절제된 색감, 계산된 카메라 구도는 인물들이 느끼는 고립감과 압박감을 시각적으로 강화한다. 익숙한 일상 공간조차 불안하게 느껴지도록 설계된 미장센은 관객을 인물의 심리 상태로 자연스럽게 끌어들인다.
음악 사용 역시 최소화되어 있다. 감정을 직접적으로 고조시키기보다는 침묵과 여백을 활용해 관객 스스로 불편함과 긴장을 느끼게 만든다. 이러한 연출 방식은 “만약 다른 선택을 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떠올리게 하며, 영화가 끝난 이후에도 깊은 여운을 남긴다.
어쩔수가없다는 거대한 사건보다 인간의 사소한 선택과 그 책임을 집요하게 바라보는 영화다. 이병헌과 손예진의 밀도 높은 연기, 그리고 박찬욱 감독의 절제된 연출은 관객에게 불편하지만 쉽게 잊히지 않는 질문을 던진다. 묵직한 드라마와 심리극을 선호하는 관객이라면 반드시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